엔씨소프트는 2019년 5월 2일부로 21년간 유지해온 리니지의 정액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리니지는 딱히 하던 즐겨하던 게임이 아니라 부분유료화에 딱히 내가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1년간 계속 정액제를 고집하는 모습에 적잖히 실망했었다. 나에게 리지지는 뛰어난 게임성이나 화려한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아이템 매매' 등과 같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오래 살아남은 게임이라는 인식이 컸다. 돈을 벌수 있는 게임이라는 소문에 너도나도 한번쯤 관심을 가졌었을 그 게임이다. 그런 21년된 역사가 깊은 게임을 아직도 한 달에 3만원 가량의 정액제로 운영을 했다니..


엔씨소프트는 이미 '아이온'의 부분유료화를 통해 매출 증대의 효과를 거둔 선례가 있다고 한다. 부분유료화 전후로 2017년 470억원에서 2018년 635억원으로 늘었다. 모든 게임이 이런 데이터가 적용되는 것은 아닐테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미 부분유료화를 통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었다는 얘기다.


이번 리니지의 과금체계를 부분유료화로 단행한 이유 역시 매출 감소다. 비록 나는 경영에 대해, 그리고 게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지난 선례와 현재 추세로 보았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정액제 과금 방식의 몇 남지 않은 게임 중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왜 부분유료화를 하지 않는가?" 애 대한 궁금증이 고개를 들었다. 와우를 오픈 서버때부터 몇 년간 즐겨왔던 유저로써 계속 가졌던 질문이다. 게임 검색 순위에서 계속 뒤로 밀리는 것으로 보아 기존 유저들의 숫자는 감소하고 신규유저 유입도 굉장히 더딜 것으로 생각되었고, 블리자드에서 공개한 과금 유저 숫자로서도 어느정도 그런 예상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2011년경 전세계적으로 1200만명까지 늘었던 과금유저들의 숫자가 2015년 경에는 500만명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2015년 이후로는 과금유저 숫자를 공개하지 않는다.




와우의 게임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그 게임성에 이끌려 장시간 와우의 팬이 되었을테니까. 또한 아주 많은 게임들이 MMORPG라는 이름으로 와우의 '그것'들을 차용한 것만 봐도 확실히 그렇다.


지금의 와우는 신규 유저 유입이 어려운 진입장벽이 아주 높은 게임이다. 물론 아주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몇 년을 쉬고 다시 와우를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유저들을 많이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으로 본다.


첫째로 월정액 과금을 해야 하는 게임이라 그렇고 둘째는 아주 어렵고도 복잡한 게임이라 그렇다.


간혹 가끔씩 게임을 즐기려고 한다면 와우는 대안이 될 수 없다. 항상 게임을 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게임에 크게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한다. 가끔씩 머리를 식히려 잠깐 접속하려해도 과금체계에 일단 막힌다. 잠깐 접속하는 것에 최소 일주일치의 정액 요금을 결재해야 하는 게임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플레이할 만큼만 선불로 결재라는 시간제 요금도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다.




그런 장벽을 하나 넘어서서 결재를 해서 접속에 성공했다고 해도 무엇하나 제대로 하기 힘들 것이다. 15년간 다져진 확장팩들로 인해 게임은 복잡해질대로 복잡해졌다. 예전에 알던 스킬들은 많이 달라져 초기화된 특성을 찍기도 힘들 것이고, 가뜩이나 어려웠던 대륙간 이동 경로들은 없어지거나 신규로 추가됨에 따라 길을 잃기 쉽상일 것이다.


또한 오래된 게임이기에 초반 레벨업을 하는 곳에서는 유저가 없는 점은 덤이다.


이러한 진입장벽들을 뚫고 기존 유저들의 복귀나 신규 유저의 유입을 바랄 수 있을까? 아무래도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기존 과금 유저들은 부분유료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블리자드를 평생 지켜줄 수는 없는 터, 나는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잡는 것이 해답'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유저들끼리 논한다고 해서 블리자드가 귀기울여 듣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 글은 라이트하게 와우를 즐기고 싶지만, 도저히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기에 내뱉는 나의 성토다.


와우도 부분유료화를 꼭 진행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