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1 - [작곡에 대한 이야기] - 마스터 키보드의 선택 기준에 대하여


위 글에서 나는 내가 쓰고 있는 마스터 키보드의 고장 상태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그 고장이란 컨트롤러부의 알 수 없는 오작동으로 인해 의미없는 컨트롤러 신호들을 계속 마스터 키보드 밖으로 보내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럼으로 인해 DAW 안에서 직접 녹음이라도 하려면 직접 친 Note 신호와 함께 쓸데없는 Controller 신호들도 모두 DAW에 들어간다. 저렇게 1초에도 몇 번씩 급변하는 컨트롤러 신호들 중에 간혹 볼륨이나 모듈레이션이 걸리면 소리의 변화까지 일으킨다. 이는 결국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작업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을 찾았었다. 내가 쓰고 있는 DAW인 '스튜디오원'에는 필터기능이 있어 원치않는 신호들은 필터링할 수 있었다. 그 기능을 사용하고나서 부터는 잠잠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필터링되지 못하는 신호들이 다시 계속 스튜디오원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결국 결정이 필요했다. 선택은 두 가지 중에 하나였다.


1. DCK-61을 분해하여 컨트롤러부의 송출에 관여된 전선을 잘라버린다.

2. 어차피 키감이 좋은 마스터 키보드가 필요한터, 이 참에 새로 하나 산다.


최종적인 선택은 1번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1번이 실패할 경우 2번으로 바꿀 것이다. 이 것을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이렇다.


DCK-61을 분해하여 손으로 돌리는 노브 부분의 전선을 잘라낼 계획인데 이 것이 잘 될지는 모른다. 물론 이렇게 하여 오히려 더 고장을 내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뭐 어쨌거나 새로 하나 장만할 생각을 하고 결국 DCK-61의 분해를 시작한다.



전동 드라이버 하나쯤은 준비하자! 무슨 나사가 저리도 많은지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슬슬 앞쪽 케이스를 분리하다보니 내가 손봐야 할 곳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하얀 전선으로 앞 케이스와 내부 기판이 연결되어 있는데 앞 케이스를 억지로 빼버리면 기판과의 연결 부위에 손상이 올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저 선을 잘 빼고 분해를 시작한다.



분리하고보니 이렇게 본체쪽에서는 할수 있는게 없는 것 같다. 아마도 그냥 전원부와 키보드를 연결하는 기판으로 보인다. 물론 나는 이 방면에 비전문가다. 잘 모르는 소리 지껄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뜯어낸 앞 케이스의 뒤를 보니 여기에 내가 필요한 것들이 모여 있었다. 사진상에서 볼 때 위에 위치한 기판이 4개의 노브를 가진 문제의 파트다. 물론 피치휠과 볼륨페이더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일단 저 4개의 노브에서만 문제가 해결되도 스트레스가 훨씬 덜 할것 같다.

자 빼보자.


그런데 나사를 다 풀어도 안 빠진다. 당연하게도 앞에 노브 뚜껑들을 빼야만 빠진다.



자 이렇게 노브 뚜껑들을 다 빼고나니 기판이 분리된다.



분리된 기판을 보며 혹시 물리적으로 전선을 잘라내기 전에 기판 상에서 스스로 끌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 살펴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결국 저 얇은 선들을 잘라내는 것이 답이다.



과감히 저 선들을 잘랐다.

그럼 이제 문제가 해결되었을까? 이제 다시 역순으로 조립하여 문제가 해결이 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다시 조립한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왠 나사가 저리도 많은지 원.


조립을 끝내고 전원을 연결하고 스위치를 켰다. 달라진게 있을까?

작동 사진을 밑에 첨부한다.




고쳐진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다. 이전보다 더 자주 이상한 컨트롤러 신호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이제서야 드디어 마스터 키보드를 새로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혹시 스튜디오원에서 또 다른 설정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았다.


있다. 아 없어야 하는데..이 것을 찾은 내가 또 원망스럽다. 대체 언제쯤 나는 새 장비를 장만할 수 있을 것인가.



스튜디오원 사용자라면 다 알법한 아주 간단한 설정 창이다. 여기에서 해당 마스터 키보드를 선택하고 설정을 누르면 어떤 이벤트들을 걸러낼 것인지 설정하는 곳이 또 있다. 여기에서 체크를 몇개 해제해 주고 나니 별다른 컨트롤러 이벤트들이 입력되지 않았다.


저 사진은 스튜디오원4 메뉴얼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지금 있는 컴퓨터에는 스튜디오원이 설치되지 않아 정확한 스크린샷을 가져올 수가 없었다. 


결론 : 

1. 마스터 키보드 분해 후 고치려던 계획 대실패.

2. 그런데 스튜디오원 설정에서 대안을 찾음.

3. 마스터 키보드 새로 못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