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앨범 추세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90년대, 해외POP이나 J-POP 등지에서는 이미 싱글앨범 발매가 흔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싱글앨범은 찾기 힘들었고, 정규앨범발매가 주를 이루었다. 1998년 조PD가 PC통신을 통해 자신의 음원을 공개하고 이를 통해 가수로 데뷔까지 하게 되며, 디지털 음원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후 2005년 세븐이 처음으로 상업용 디지털 싱글을 발매함으로써 디지털 싱글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후 현재는 싱글앨범 발매현황이 정규앨범 발매현황을 앞질렀다. 

더불어 오프라인 음원 판매는 90년대 중반 PC통신의 등장과, 90년대 말 연이은 인터넷 보급 확산으로 인해 차츰 침체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오프라인 앨범 시장보다 온라인 음원 시장이 더 큰 구조로 변화되었다.

 

 

오프라인 음원시절, 왜 싱글앨범 발매가 확산되지 못했나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외면과 제작자들의 외면이 같이 이루어졌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규앨범은 CD 한 장에 대체적으로 10,000원에서 12,000원의 가격을 보였다. 하지만 싱글앨범은 경우 5,000원에서 7,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국내 정규앨범의 경우 8곡에서 12곡 정도가 한 앨범에 담겼고, 싱글앨범은 2,3곡이 담겨있었다. 해외 정규앨범의 경우 12곡에서 16곡 정도가 한 앨범에 담겨 있었고, 약간 국내 앨범보다 비쌌다.

이를 비추어 보자면 싱글앨범은 가격적인 면에서 이점이 없었다. 게다가 CD와 같은 물리적인 매체를 이용하여 음악을 청취하던 시절이라, 다른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CD를 계속 갈아주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불편이 따랐다.

또한 싱글앨범 몇장을 내게 되면 이를 모아 정규앨범으로 다시 발매를 하게 되는데, 정규앨범 몇 장이 모이면 베스트앨범까지 발매했다. 정규앨범이나 베스트앨범에는 신곡 1~2곡이 포함되기에 겨우 1~2곡의 신곡을 듣기위해 중복으로 쓸데없이 지출되는 비용이 억울하기까지 했다

또한 제작자들은 같은 홍보비를 들여야 하지만 얻는 수익은 정규앨범과 싱글앨범이 각기 다르게 얻어지기 때문에, 싱글앨범 발매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 또한 정규앨범 하나를 발매하면 6개월 정도까지는 시간차로 한 앨범에서 수록곡 하나씩 차트에 진입시키면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기에, 굳이 싱글앨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정규앨범, 당시 우려의 소리가 있었다.

 

국내나 해외나 사정은 비슷했지만, 앨범 한장에서 듣기 좋은 곡은 겨우 1~2곡에 불과했다. 물론 당시에 명반으로 불리던 서태지 전집이나 김건모 2집 등등의 경우는 달랐지만, 대체적으로 대중들은 정규앨범 한 장에 묻어가는 의미없는 노래들에 대해서까지 값을 지불하고 앨범을 구입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당시 평론가 등의 음악 관계자들은 이런 이유 등으로 미국이나 일본처럼 국내도 싱글앨범의 도입을 주장했으나, 쉽게 국내에 정착되지 못했다. 이는 추후 소리바다 소송 사태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음원시장의 붕괴 후 국내에 정착되기 시작했다.

 

대중들이 원하던 것은 지금의 그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의 대중들도 지금의 디지털 음원시장처럼 듣고 싶은 각 앨범의 타이틀 곡만 골라 듣기를 원했으나, 당시 시장의 구조로써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었다.  

 

대중들의 요구를 정리하자면 이렇다.

1. 비싼 돈주고 정규앨범 사봐야 들을만한 곡은 1~2곡 밖에 안되서 사기 싫다

2. 싱글앨범을 사자니 정규앨범에 비해 너무 고가라 싫다

3. 그러나 어떻게든 음악은 들어야겠다

이런 요구에 대한 대안이 지금의 음원사이트일 것이다. 대중들은 어차피 골라들을 수 있으니, 정규앨범이나 싱글앨범이나 큰 관계는 없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정규앨범을 발표해봐야 타이틀곡에 다른 곡들은 듣지 않을 것이니, 차라리 싱글앨범 발표가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최선의 대안은 바로 소위 '길보드'라 불리는 리어카 불법음반이었다. 당시 불법음반들은 월별로 각 앨범의 타이틀 곡들만 모아 테이프로 발매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불법 MP3 파일이 성행할 때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컴필레이션음반의 등장

 

1995년 컴필레이션 음반 'NOW'가 등장하여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시작은 약간 시대가 지난 팝송에 한정되었지만, 여러 가수들의 각 히트곡들을 길보드가 아닌 정품CD로 연달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이었다. 당시 국내에 해외음반 판매량에 1등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90대 말 가요를 소재로한 컴필레이션 음반도 등장하였으나, 익숙한 국내 음악의 특성 상 노래들의 히트 행진이 끝난 후의 곡들을 모은 터라 NOW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것이야 말로 대중들이 원하던 형태였으나, 실시간 인기곡들로는 여러가지 이유로 컴필레이션 앨범의 구현이 힘들어 이런 형태의 앨범으로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컴필레이션 앨범이야말로 현재 음원시장 이전, 대중들이 원하던 욕구를 채워준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온라인 음원 시장이 싱글앨범 추세에 기여했다.

 

2011년 음악산업 백서에 따르면, 2004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음악시장 매출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해 2008년도에는 2000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 2000년 온라인 시장의 매출은 4천500만달러, 오프라인 시장은 4억1천900만달러를 기록해 총 4억6천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최근 시기인 지난 2010년엔 온라인 시장 매출이 6억2천200만달러, 오프라인 시장이 8천200만달러 총 7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온라인 음원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대중들은 더 이상 듣지 않을 타이틀 곡 이외의 노래에 대한 값은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다. 가수들이 정규앨범을 발매하건 싱글앨범을 발매하건, 대중들은 타이틀곡만 찾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제작자들은 고비용 저효율인 정규앨범을 발매하기보다는 싱글앨범 발매가 더 유리하게 되었다.  게다가 오프라인 앨범 판매량이 많이 부진한 탓에 효율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 복잡한 유통 라인을 제거하여 원가를 낮추는 디지털 싱글앨범을 선택하게 되었다.


 

가수들의 싱글앨범 활동, 독을 논하다

 

일부 가요 관계자들은 가수들의 싱글앨범의 잦은 발매와 활동으로 인해, 음악 주기가 짧아진 것을 화두로 논한다.

하지만 그 것은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대중들의 선택이기에 대중들의 선택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2009년 기사 내용을 하나 보자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규 앨범만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한 MC몽의 소속사 김민정 팀장은 “방송 활동 위주였던 과거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길어서 정규 음반 한장으로도 1년간 활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처럼 음원 제작과 소비가 빨라진 환경에서는 톱가수들은 3~4개월. 신인들은 한달이면 활동이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이젠 새로운 트랜드라고 생각하고 개념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전 대중들에 비해 현재 대중들은 유비쿼터스 음악 시대에 살고 있다고 표현될 만큼, 음악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항상 손에 들고다니는 휴대폰만 끄적거려도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예전에 음악방송만 기다리며, 원하던 가수도 나오지 않을까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기다려서 노래를 한곡 들었다면, 지금은 수동적으로 방송에서 원하는 음악이 들리고,보이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 유투브나 방송 다시보기를 통해서도 몇번씩 돌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빌보드처럼 몇 주간 1위를 차지하는 그런 경우는 국내 차트에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아 섭섭하긴 하지만, 국내 특유의 정서로 해석을 해야할 것이다. 지난 몇년 간 IT의 발달로 인해 많은 것이 묻혀졌고, 많은 것이 새로 생겨났다. 국내 음악계도 그 변화의 바람을 피해 갈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가수들이 싱글앨범이라 정성을 덜 들여 발표한다는 것을 문제 삼기도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열심히 하지 않는 부류들도 존재한다. 그건 그들 개인의 특유 성격이나 행동양식을 탓할 일이지 음악계 전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록곡이 많은 정규앨범보다 싱글앨범에 시간적 투자는 덜 들이는 것도 어느정도 맞고, 정규음반에 끼워팔기로 삽입할 완성도가 떨어지는 노래들을 수록하느라 정성을 들이는 것 보다, 차라리 수록곡 모두가 타이틀 곡인 싱글앨범 발매가 어느정도 음악의 질을 높였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물론 음악의 질적인 면에서 나아가야할 숙제는 아직 많지만 말이다.

 

참조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2011년 음반산업백서 

 

뉴스 기사 참조

http://news.sportsseoul.com/read/entertain/733556.ht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5&aid=0000276609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05091135182516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09&aid=0000051500

http://www.nspna.com/news/?mode=view&newsid=52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