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제공 사이트를 통해 MP3 파일을 다운받거나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을 듣게 되면 노래마다 정해진 볼륨이 달라 볼륨 페이더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한다. 왜 그럴까.. 그냥 다들 음악마다 일정한 값으로 맞춰서 나오면 안되는 걸까?

 

일단 음악의 볼륨은 발매 전 작업인 마스터링 과정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 것이 엔터 한번으로 이루어지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그러기에 아무래도 마스터링 엔지니어의 개인의 성향이 많이 개입되기도 한다.

사실 음악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볼륨을 키워서 시장에 내놓고자 한다. 어떤 누구도 자신이 내놓은 음악이 볼륨이 작아 잘 안들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 볼륨을 작게해서 발매한 노래의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실력이 미천한 엔지니어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볼륨을 올리면 올릴수록 음질의 손상이 가해지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적절히 볼륨도 올리고 음질도 살리는 측면에서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지는데 어느 선에서 타협을 한 것인가가 노래의 음질과 볼륨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마다 볼륨이 틀린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디지털 작업기반으로 바뀐 요즘에도 그렇다. 물론 사용자가 임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MP3 gain'같은) 여러 다운 받음 음악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여 대체적으로 맞춰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이 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음악파일이 생산될 때 이 것을 원천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이런 프로그램들도 성능이 제약될 수 밖에 없다.

 

음악파일을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열게되면 다음과 같은 파형을 눈으로 볼수 있게 되는데 위 그림은 음량이 큰 음악, 아래 그림은 음량이 비교적 작은 음악이다.

 

 

 

예상했겠지만, 파형상 위 아래로 큰 부분은 소리가 크고 작은 부분은 소리가 작게 들린다. 여기서 눈으로도 볼 수 있듯이 볼륨이 큰 노래는 파란 파형들이 위 아래 '0' (Peak값) 인 곳까지 빽빽하게 닿아 있는 모습을 볼수 있다. 볼륨이 작은 노래는 분명 피크값까지 파형이 근접하지만 파형의 내용에 있어 빈공간이 다소 보인다. 그리고 두 노래가 다 위,아래로 노래가 '-'자로 깍여진 모습도 볼수 있다. 사실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렇게 위 아래 부분이 균등하게 '-' 자로 곱게 만들어질 수가 절대 없다. 분명 어느 정도 소리의 손실을 감수하고 곱게 깍아내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볼륨을 올려야 하는데 왜 오히려 볼륨을 깍아버리는가? 

볼륨이 피크값을 넘겨버리면 소리가 찌그러지는 등 (Distotion이나 OverDrive) 소리가 망가지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이라도 피크값을 넘지 않기 위해, 노래 전체를 위,아래로 '-'자로 곱게 잘라내어 버린다. '-'자로 중간 즈음에서 깍아내어 버리면 피크값까지 어느 정도 여유를 벌게 된다. 그리고 나서 깍여진 음악의 파형 전체의 볼륨을 올려서 피크값에 또 근접해 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체적으로 볼륨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소 간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어느 선에서 깍아내어 버리는가가 바로 엔지니어의 귀가 필요한 부분이다. 소리는 피크를 넘겨도 변형되지만, 저렇게 임의로 깍아내려도 역시 변형이 생긴다. 파형상으로 저렇게 다듬었는데 소리가 안 변할리 없다.  믹싱과정에서 다 잡아놓은 밸런스, EQ, 스테레오 이미지 등 별의별 음질 변화가 골고루 이루어진다. 엔지니어는 이런 일에 즉각적으로 대처를 하면서 최대한 많이 깍아내리는 것이다. 이 것은 엔지니어 영역으로써, 오래 훈련된 능숙한 엔지니어만이 가능할 뿐, 음악작업을 많이 한 배테랑들도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두 사진의 경우와 달리, 파형으로 보았을 때 피크값에 아예 근접하지도 않은 파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엔지니어의 결과물이 아니라, 어떠한 사용자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원본을 재녹음해서 얻은 파일이므로, 이는 'MP3 Gain' 프로그램으로 볼륨확보가 가능하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피크값까지 볼륨을 올려주는 역할만 한다. 하지만 재녹음과정에서 숨어있던 잡음도 같이 키워지기 때문에 귀 건강상 좋지 않다.

 

어쨌든 음악들의 볼륨이 왜 제각각인가에 대해서 설명하다보니 마스터링 중 볼륨확보에 관한 내용이 길어졌다. 결론짓자면 어느 누구라도 앨범 발매 과정에서 볼륨을 다 크게 높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것이 집에서 MP3 플레이어에서 볼륨 페이더만 올리면 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스터링 과정에서 볼륨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는 피크값이라는 기준이 있지만 어느 선에서 깍아서 올리느냐에 대해서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아무래도 음악마다 볼륨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뮤지션의 영역이 아닌 엔지니어의 영역으로 들어간 얘기는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몇번을 다시 고쳐 쓰긴 했으나 혹여 두서없는 내용이라도 이해바라오며, 이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유익한 내용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