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래와 같은 초 대용량의 USB 메모리 판매 광고가 많이 보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4TB USB 메모리가 많이 보이더니 이제는 2TB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4TB USB 메모리 광고 사진은 찍지 못했고 2TB USB 메모리 광고 사진만 스크린샷으로 남길 수 있었다.>


처음 4TB USB 메모리 광고를 봤을 때는 실로 놀라웠다. 5만원에 1+1으로 4TB USB 메모리를 팔다니.. 한 번 사볼까 하는 요량으로 다시 광고가 뜨길 기다렸고 이내 다시 광고를 접할 수 있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후기가 의심스러웠다. 죄다 제품을 찬양하는 후기들만 가득한 데다가 한 사람이 다 적은 듯 비슷한 문체다. 이 것은 실제 후기가 아닌 홈페이지 제작자가 조작한 것임이 역력했다.


그렇다면 원래 4TB USB 메모리는 가격이 얼마일까? 궁금한 나머지 다나와 검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4TB 제품은 선택 옵션에도 없다. 아직 시장에 4TB 제품은 나와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밑 2TB USB 메모리의 가격을 살펴보았다.

해외구매라 국내 가격을 좀 잡을 수 없긴 하지만 대략 가격을 살펴보니 270만원대다.






시장가가 이런데도 2개를 묶어서 5만원에 판다?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사기의 직감이 왔다. 광고를 처음 접한지로부터는 이미 몇 주가 지난터, 이 정도 기간이 지났다면 구매 후기가 개인 블로그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검색을 시작했다.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명백한 사기다.





사기 제품을 샀다는 후기들은 블로그와 유튜브에 넘쳐나고, 순진하게도 지식인에는 구매한 2TB USB에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며 방법을 묻는 글들이 난무했다. 


아마도 이 제품은 내부 컨트롤러에 임의 수정을 통하여 PC에 연결시 4TB나 2TB로 인식하도록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원래 용량은 8GB나 16GB 쯤 되지 않을까 싶다.


사기를 당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죄가 없다. 다만 이런 제품들을 구매하기 전에는 시장가격을 이미 알고 구매했어야 한다. 물론 이런 무지도 당연히 죄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모든 것은 구매하기 전에, 또는 돈을 지불하기 전에 일일히 알아보고 사야하는 풍토는 사기꾼들이 만들었으며, 이런 사기꾼을 잡아도 엄벌하지 않는 사법부가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제품으로 더 일찍부터 사기를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통해 내가 본 제일 오래된 사기 피해자는 2018년 12월에 있었다. 그런데 2019년 8월인 지금, 사기제품을 팔고 있는 웹사이트가 여전히 열려있다.


http://kr365mall-efr.goshopping123.com/lmy?form=google&opt_id=1764&gclid=EAIaIQobChMI2ciO0eal4wIVA5u9Ch1b-wJKEAEYASAAEgKU_fD_BwE


이런 현실이 우리나라가 사기공화국이 된 이유다. 대체 피해자가 몇 명이나 되는데 아직까지 뻔뻔하게도 사기 제품을 파는 웹페이지가 여전히 존재하고, 여전히 광고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사기 피해자가 양산된다.



외국에서는 카페에서 잠깐 가방을 놓고 화장실만 갔다와도 도난 당하는데, 우리나라는 치안이 좋아서 좋다고? 그런 잡범들이 없는 대신 우리는 무수히 많은 사기꾼을 얻었다. 외국에서는 그렇게 돈을 벌어야 할 잡범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사기를 치는 사람으로 대체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체 이 나라는 사기에 대해 왜 그렇게나 관대한가?


이 글을 보는 사람만이라도 2TB나 4TB USB 제품에 사기 당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