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을 통해 나의 모니터 스피커와 그에 대한 세팅을 설명한 바 있다.

2019/09/20 - [작곡에 대한 이야기] - Alctron MS180 모니터 스피커 스탠드 사용후기


그렇게 스피커 스탠드를 사용하여 스피커를 자세히 살펴보다보니 하나 잊었던 것이 있었다. 스피커와 오디오 인터페이스 사이 '디지털 연결'말이다. 사실 음질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낮은 기대치와 함께 신경을 안 쓰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스피커(Infra sonic Bloow5D) 뒷면과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komplete Auido 6의 뒷면을 같이 살펴보다보니 서로 디지털 연결이 가능함을 알았다. 이미 10여년 쯤 전에 알았겠지만 잊고 살았을 수도 있다.


'한번 연결 해볼까?'


디지털 단자로는 S/PDIF 규격을 사용하고 있었다. 일단 이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마구 뒤져서 찾아본 바로는 Optical 형식의 광케이블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구리선을 사용하여 디지털 신호로 전송을 하고 이를 받는 곳에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를 이용해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서 출력해 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내가 가진 DAC의 성능의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Blow5D의 제품 설명에는 시중가 70여만원 상당의 DAC가 내장되어 있다고 하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 단자를 살펴보니 RCA단자와 흡사했다. S/PDIF 단자의 종류 중에서 RCA 단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일반 RCA선을 사용해도 소리가 난다고 했고, 그 누군가는 일반 RCA선을 사용하면 짧은 거리에서만 소리가 난다고 했으며, 또 누군가는 일반 RCA선을 쓰면 케이블의 저항값이 맞지 않으므로 소리는 나더라도 금방 손상된다고 했다. 결국 S/PDIF 전용으로 나온 선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인터넷 쇼핑을 뒤져보니 처음 사보는 물건이라 그런가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 물론 일반 RCA선과 단자의 외형이 똑같이 생긴 것도 선택 장애에 한 몫을 했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 RCA케이블은 11자 형태나 Y형태로 두 선이 붙어서 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이 S/PDIF가 지원되는 RCA케이블을 단선이라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사고 나서 연결해 보면서 알게되었다.


결국 아래와 같은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제조사는 'SYNCWIRE'

더 좋고 비싼제품을 사고 싶었지만 테스트 용도로만 써보고 바로 창고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터, 쉽게 고가 제품을 고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 선도 하나당 1만원 가까이 하는 제품이다.

 




선은 꽤나 고급스럽게 생겼다. 별로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기분은 좋은 사은품도 들어있다.


이제 연결을 시도해 보았다. 재미있게도 Komplete Audio 6 뒷면의 S/PDIF 출력 단자는 하나다. 두 개가 있길래 당연히 출력이 두 개인줄 알았더니 하나는 'IN'이었다. 그렇다면 내 스피커는 스피커 한쪽당 앰프와 DAC가 별도로 달려있는 모델인데 둘 중 어느 곳에 연결해야 할까? 이것저것 메뉴얼을 찾아보고 고민을 많이했다. 그러나 결론은 아무 스피커에나 연결해도 되는 것이었다. 다만 다른 한 스피커에는 Thru와 S/PDIF를 통해 스피커 두 개를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해보니 어렵다.


이렇게 연결하여 한 번에 소리가 났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쉽지 않다. 스피커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어디가 문제였을까? 이것저것 한 시간 정도를 만져본 끝에 내린 결론은, 스피커의 DAC가 고장났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으니 고장이 날 법도 했다. 하지만 하나가 아닌 두 개가 다 고장났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Komplete Audio 6 에서는 정상적으로 출력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스피커에서는 소리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LED 불빛을 계속 깜박이고 있었다. 중간중간 스피커를 때리면 소리가 간혹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자리를 다시 잡아주면 소리는 없어졌다. 그 와중에는 나머지 한쪽 스피커는 계속 먹통 상태였다.


잠깐 소리가 출력되었을 때 들어보니 'S/PDIF는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쪽 스피커로만 출력이 된 탓에 제대로된 소리 테스트는 힘들었다. 그래서 소리가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이 S/PDIF 출력은 Komplete Audio 6의 메인 노브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상당히 불편했다. 만약 계속 이 S/PDIF 출력을 사용한다면 스피커의 볼륨조절을 윈도우즈 제어판 내의 소리조절을 이용해야 할 듯 보였다. 다시 아날로그 출력으로 원상복구 시켰다.


다른 누군가의 글에서도 (물론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 제품이었지만) 오디오 인터페이스 자체에서 볼륨 조절이 안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 탓에 내 제품도 그럴지 반신반의하던 차였다. 그런데 내 제품도 별반 다르지 않다니.. 영 불편해서 쓸 생각이 없다. 소리는 지금도 만족하니 말이다.


결국 새로산 S/PDIF 케이블은 창고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