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빠르게 몸이 적응되었다. 따라서 흡연의 욕구가 걷잡을 수 없이 급하게 올라오는 경향은 사라졌다. 물론 지금 당장 이렇다고 해서 평생 그런 흡연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님을 잘 알고고 있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 어쨌거나 현재는 며칠 째 심한 흡연욕구가 없음에 따라 지금은 조금 편해졌다.


다만 목감기가 걸려서 기침을 해대고 있는데, 이는 저번에도 겪었던 증상과 비슷하다. 원래 감기가 잘 오는 편이 아닌데 금연을 하고나면 감기가 오는 것이다. 의학적 근거도 없이 혼자 추측하건데 금연으로 인해 내 안에 면역력이 떨어짐으로 인해 오는 결과인 듯 하다. 병균도 죽일만한 독성을 가진 담배 연기가 몸에 안 들어오니 병균이 창궐한다는 나의 근거없는 이론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금연이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말이다.


금연에 어느정도 적응되면 담배에 관한 꿈은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예전에야 흡연이 일상이었으므로 꿈에서 흡연을 해도 특별할 것이 없었고, 꿈에서 흡연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겠지만 금연을 하고 있는 상태라면 흡연에 관한 꿈은 깨고나면 상당히 느낌이 묘하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군대를 다시 가게되는 꿈을 꾸게되면 다음날 느낌이 어떤지 말이다. 이것도 똑같다. 열심히 참았는데 생각없이 한대 피워서 지금까지 참아온 것이 허사가 되는 허망한 느낌이 든다. 물론 꿈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상당히 묘하다.


어제 꾼 꿈은 담배를 피우는 꿈은 아니었다. 선물로 주려고 산 담배를 만지작 거리면서 피울까 말까에 대한 갈망을 하다가 깨는 꿈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꿈속에서도 금연의 의지는 있었는지 피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꿈속에서의 배경이 일본 여행 중이었다. 일본여행 중에 선물로 담배를 샀던 것이다. 평생 가본 적도 없는 일본이 지금 불매운동 시국에 뜬금없는 등장이라니..


그 사이 챔픽스는 하나도 먹지 않고 의지만으로 금연 중이다. 목은 감기가 걸려 기침이 계속 나는 바람에 상태체크가 불가능하고 폐활량은 조금씩 개선되는 느낌이다. 머리가 조여오는 금단현상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다. 금연! 해볼만하다. 하지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어느순간 유혹에 이끌려 담배에 불을 붙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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