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픽스의 약 효과가 떨어지면 바로 금단 현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꽤 참을만했다. 챔픽스 한 알의 효과가 다음 날까지 지속되는 건지 내 의지가 그만큼 강했던 건지..사실 경험상으로 보면 챔픽스 한 알의 효과는 이렇게 하루 단위를 넘어가지는 않는다.

내 의지가 강한 것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


거무칙칙했던 얼굴이 담배를 안 피운지 몇 시간만 지나도 하얗게 돌아오는가 하면 이틀째부터는 가래가 많이 줄고 간혹 점액질 같은 끈끈한 침만 조금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안 좋은 점은 기초대사량이 떨어졌다는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느껴지냐고? 저번 금연 때 체중을 10Kg 불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밥을 먹은지 오래되어도 배가 안 꺼지는 현상이 몇 번 반복되다가 걷잡을 수 없이 체중이 불어버리고 만다. 중간에 아무리 브레이크를 잡으려 해도 거의 불가능이다. 하지만 담배를 다시 피우면 체중이 급속도로 제자리를 찾는다.


금연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놓치고 금연만 성공할 경우 결국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댈 확률이 높다. 미각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 지금 음식에 대한 욕구도 같이 줄여주어야 한다.


3일차인 오늘 담배 생각은 꾸준히 머리 속에 들어있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글쎄 완전히는 아니고 대략 10개의 담배 생각 중에 2개 정도는 '정말 피우고 싶다'라는 정도. 그냥 나머지 담배 생각들은 '금연 중이다. 담배를 참아야 한다.'라는 무의식적인 생각들이었다.


다시 심장이 요동치는 극한의 금단 현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번에는 꼭 챔픽스 없이 참아내겠다. 이상하게 이런 오기가 드는 것은 왜 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은 챔픽스 없이도 그다지 금단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고 조용히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