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려했던 것 보다는 다행히 오늘 아침에 담배를 참는 것이 의외로 쉬웠다. 그래도 몇 개월 간의 금연이 다시 재 금연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위기는 점심식사 후에 발생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할 정도의 금단 현상. 갑자기 나도 모르게 금연을 왜 해야 하는지 의심하며 의지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항상 이러한 큰 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고 그 위기들만 잘 넘기면 오래 금연이 지속된다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위기가 닥치면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겨 다시 흡연을 해야 할 이유를 찾아 나 자신과 협상을 하려고 한다는 것 까지 말이다. 이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만 결국 위기는 시도때도 없이 내 이성을 흐트려 놓는다.


지금도 내 머리속에서는 '꼭 금연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까딱하면 담배를 다시 손 대기 직전인 것이다. 일단 유튜브에서건 네이버에서건 금연 홍보 영상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계속되는 담배 생각에 인터넷으로 계속 금연 후기만 찾아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된다. 결국 담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 것이다. 금연초를 하나 피웠다. '노스모큐'라는 제품으로 담배와 똑같이 생기고 역시 담배와 똑같은 방식으로 불을 붙여 태우는 것이다. 담배와 성분이 비슷하지만 니코틴은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오늘 하루를 담배 생각으로 망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챔픽스 한 알을 먹었다. 챔픽스를 안 먹는 것이 이번 금연의 방식이었건만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일에 지장이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역시 챔픽스의 효과는 위대했다. 한 알을 먹은 이후로 다시 일상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또 이렇게 챔픽스에 의지하다가는 '금연은 쉽다'라는 인식이 내 머리에 다시 생길까봐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