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차에 아주 큰 위기가 왔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은 금단 현상이 매우 심했다. 같이 일하는 흡연자 동료에게 한개피 달라는 말까지 내뱉을 정도로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담배를 받지도 않았고 당연히 피우지도 않았다.
며칠간 나는 호기롭게도 담배의 유혹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는 내심 강한 담배의 유혹이 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유혹에 맞서서 참아보고 싶었고 그로 인한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유혹이 상당한 강도로 다시 온 것을 느껴보니 이건 사람이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자신과의 타협을 시작했고 결국은 오늘 하나만 피우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있었다. 역시나 나는 담배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금연 다큐멘터리나 금연 후기만 계속 검색하고 읽으면서 금연의 의지를 다지기에 바빴다.
그러기를 몇 시간,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던 나는 다시 챔픽스를 한 알 먹어버렸다. 챔픽스 없이 독하게 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오늘도 실패다. 지금까지 먹은 챔픽스는 두 알. 꼭 다음번에는 약의 도움없이 끊어보겠다고 또 다짐한다.
가끔씩 챔픽스의 부작용이 느껴지는데 오늘은 조금 심했다. 토할 것처럼 속은 계속 미식거렸고 머리를 조이는 듯한 두통까지 왔다. 다만 다행인 것은 챔픽스로 인한 부작용 증상은 20~30분 정도면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나의 경우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부작용 외에 별다른 부작용은 느껴보지 못했다. 불면증, 꿈 이런 것들 말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토할 듯한 부작용을 또 겪고나니 이제 챔픽스 먹는 것도 두려워졌다. 이젠 정말 의지로 참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 또 한번 감탄했지만 역시 금연에는 챔픽스다. 물론 이 것이 내가 추구하는 금연의 방향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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