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막혀가는 세면대. 물 안빠지는 그런 세면대를 보고 있자면 참 답답하기 그지없다. 또한 오래걸려 물은 다 빠졌다 하더라도 약한 유속에 미처 물에 씻겨내려가지 못한 지저분한 불순물들이 세면대 벽에 남아있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세면대를 뚫어야겠는데 어떻게 뚫느냐? 물론 수리업자를 부르면 되지만, 워낙에 자주 막히기도 하고 세면대 뚫기는 난이도가 상당히 쉬운만큼 직접 하여 필요없는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세면대에서 물을 흘려보내면 물이 내려가는 경로에 따라 '폽업'과 '트랩'으로 나뉜다. 그리고 트랩이후부터는 벽으로 흘러들어감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따라서 폽업과 트랩에서 이물질만 제거해 준다면 다시 정상적으로 세면대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개의 방어를 뚫고 벽속에 있는 배관에서 막혔을 확률은 아주아주 낮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자 이제 순서대로 따라해 보자





1. 폽업에서 이물질을 제거하자.


사실 용어상 '폽업'이 아니라 '팝업'으로 발음하는게 맞을 것 같긴 한데, 이런 제품들이 다 '폽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어서 나 혼자 팝업으로 부를 수가 없다. 따라서 나 또한 폽업으로 설명한다. 


세면대 안에 매립되어 있는 물 흐르는 관이 폽업이다 그리고 우리가 세면대에서 물을 막아둘 때 닫는 뚜껑이 바로 그 폽업의 마개이다. 그래도 폽업 마개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면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화살표가 표시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폽업 마개이자 폽업이다. 이 사진에서의 폽업 마개는 일반 폽업 마개보다 상당히 큰데 사실 좀 고가다.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폽업마개는 저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세면대를 배제하고 폽업만 따로 보자면 아래 사진과 같다.



이 것이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쓰는 폽업이다. 이 폽업을 세면대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이 마개는 병뚜껑과 같은 방향으로 돌려서 마개를 분리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음료수 병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다고 생각하고 여는 방향으로 돌리면 맞다. 하지만 손으로 돌려서 간단하게 돌아 가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공구가 필요할 수 있다.

(꼭 돌려서 마개를 분리하는 형식이 아닌 그냥 중력을 이용해서 얹어놓은 제품도 있다. 몇 번 돌려서 헛돌면 그냥 손으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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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 [뭐든지 수리] - 오래쓴 샤워기 헤드를 갈아보자 (샤워기 헤드 교체방법)

이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가정에서 이것저것 고쳐보는 것에 관심이 둔다면 필수로 첼라 하나는 있어야 한다. 첼라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첼라는 무엇이든 잡고 돌릴 수 있는 공구다. 몽키스패너와 비슷한 일을 하지만 몽키스패너보다 더 쉽고 간편하게 잡고 돌릴 수 있고, 각이 지지 않은 동그란 물체도 쥐고 돌릴 수 있다. 



툴스피아 첼라 25...


폽업 마개를 분리하고 나면 아래 사진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새 제품이라 이물질이 없지만 세면대에 장착되어 있던 폽업이라면 면 머리카락이 잔뜩 껴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요령껏 이물질만 걷어내 주고 다시 장착하면 1단계가 끝이다. 



이 1단계에서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1단계를 진행하고도 물빠짐이 시원치 않다면 다음 2단계로 넘어가자.





2. 트랩의 이물질을 제거하자


1단계에서 폽업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 폽업은 벽 속에 있는 배수관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폽업에서 트랩으로 이어지고 이 트랩이 벽속의 배수관까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세면대 밑에서 배관까지 연결해주는 트랩은 위 사진 처럼 종류가 몇 가지 있다. 요즘은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같은 '아이트랩'과 '망치트랩'을 주로 쓰는데, 집집마다 배관이 벽에 있는 경우와 바닥에 있는 경우 등 서로 상이하기에 그에 따른 트랩의 모양도 다르다.


문제는 이 트랩에도 머리카락과 같은 이물질이 끼게 되는데 그에 따라 배수가 약해지고 결국에는 아예 물이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아래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체크한 부분 두 군데를 열어주도록 하자.



두 군데의 그림 중 '위'는 폽업과 연결된 부분으로서 트랩자체를 아예 분리해 내기 위해서 열어주어야 한다. 위의 제품에는 따로 고무링이 없지만(저 큰 회색 고무가 고무링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 이렇게 생기지 않은 제품에는 고무링이 들어가므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트랩이 세면대의 폽업에서 분리되었다면 이 트랩이 연결되었던 곳이 벽이 되었던 바닥이 되었던 간에 폽업 자체를 쑤욱 빼면 빠질 것이다.


그래서 분리가 되면 '아래'를 열어 이물질을 걷어내도록 한다. 가정에서라면 대체적으로 머리카락일 것이다. 그리고는 분해의 역순으로 다시 조립해주면 된다. 여기까지 했다면 세면대에 물이 시원스럽게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약


1. 폽업 마개를 연다

2. 폽업 안의 이물질을 걷어낸다.

3. 트랩을 폽업에서 분리한다.

4. 트랩 안의 이물질을 걷어낸다.



번외


그리고 위에 나열한 방법 외에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 손재주 없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데 바로 폽업 뚜껑을 열어 용해제를 부어 놓는 것이다. 이런 용해제는 여러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내가 갑자기 생각나는 제품은 바로 '펑크린'이다. 물론 이 제품이 아니어도 각 제품마다 성분이 크게 차이나지 않으니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사용 설명서에 따르면 30분, 1시간, 또는 밤새 용액을 부어놓고 다시 물로 세척하면 막힌 세면대가 뚫리는 것으로 설명되어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변기에 쓰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세면대 라면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사실 세면대가 막히는 대부분의 원인이 머리카락이나 비누조각인 만큼 이런 용해제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품의 성분표시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런 용해제의 주 원료는 락스다. 우리가 평소 쓰는 락스의 배합을 더 진하게 한 것이 이 용해제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용액의 냄새를 맡아봐도 냄새가 락스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에 좋을 것은 없음을 명심해야 하며, 실제로 밀폐된 화장실에서 락스로 청소하다 목숨을 잃는 주부들이 꽤 있으므로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좋다.


유한락스 펑크린 배...


하지만 이 용해제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제일 마지막에 넣은 이유는 되도록이면 세면대는 직접 뚫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