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는데 있어 음악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음악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지 않으리라 추측됩니다. 영화에서 영화에 삽입되는 영화음악이 없고 실생활처럼 대사와 주변소음으로만 이루어져있다면 그것만큼 심심한 영화가 또 없죠.


영화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여러 영화음악가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영화음악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런 영화음악은 유성영화가 나오면서 영화음악이 탄생된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보자면 영상과 음악은 한 영화 파일안에 삽입된 형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성영화시절(1920년대)에도 영화음악은 존재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서 영사기를 틀어놓고 음악가가 라이브로 연주를 하는 형태로 말입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무대 한켠에 오르간이 배치되어 보여주고 있는 영상에 따라 음악가가 직접 연주하는 형태를 띕니다. 


'하지만 저 오르간 하나로 얼마나 다채로운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담임선생님이 쳐주던 그 오르간의 음색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일단 저 오르간 자세히 한번 볼까요?




손으로 연주하는 건반도 4단으로 배열되어 있고 주변에 빙 둘러 상당히 많은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많은 노브들의 값을 변형해 가며 여러 음색을 낼 수 있는 것이죠. 


이 것의 이름은 시네마 오르간(Cinema Organ), 극장 오르간(Theatre Organ), 월리처 오르간(Wurlitzer organ) 입니다. Robert Hope-Jones 라는 사람이 제작한 오르간으로, 교회에서 볼수 있는 파이프 오르간 형태이지만 교회의 그 것과는 다르게 음색이 다재다능합니다. 고전 클래식부터 빅밴드까지 다양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악기기에 제작자 Robert Hope-Jones 는 '유니트 오케스트라(Unit Orchestras)'로 불렀다고 하죠. 아래 첨부한 동영상으로 이 월리처 오르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영화 음악 연주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극장마다 다른 사람이 배치되어 연주를 하게 되기에 연주자에 따라 영화의 느낌이 확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또한 가끔 연주자의 애드립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는 어땠을까요? '변사'가 있었죠. 마이크 앞에 앉아 무성영화에서 대사를 직접 맛깔나게 읽어주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악기를 연주하지는 않았습니다.


초창기에는 영사기의 소음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했던 음악이 이젠 월리처를 등장시키고 이에 계속 발전을 하여 지금과 같은 멋진 영화음악들이 탄생했다니, 이 시기를 거쳐서 영화와 음악을 발전시킨 이들에게 감사를 느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