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피 (Groupie)


서구권에서 연예인, 특히 락 밴드들을 쫓아다니는 열성적인 여성팬을 이르는 말이다. 당시에는 '록 밴드'라는 말 보다도 '록 그룹'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였는데 'groupie'라는 용어 자체도 락 그룹(group)을 쫓아다니는 여자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흔히 보는 열성팬의 개념과는 다르게 이 들의 주 목적은 스타들과 직접적인 연인관계를 맺거나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베베뷰엘을 설명하기에 앞서 그루피라는 단어의 뜻을 알아야 한다. 베베뷰엘이 이 흔히 '그루피'라고 불려지는 부류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명을 읽어봐도 우리의 정서상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많이 개방되어 저런 것이 가능하다 치더라도 현재같은 인터넷과 모바일이 활발히 발전한 이 때 괜한 구설수에 오를 저런 일을 할 스타들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에 정말 저런 부류의 여자들이 있었을까?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2000)'을 보면 그런 그루피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케이트 허드슨이 연기한 '페니 레인'과 그의 친구들 몇 명은 록스타를 따라 투어를 다니면서 그들과 함께 먹고 자는 것이 그들의 낙이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자원한 성노예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이 영화에서는 알게 모르게 베베 뷰엘의 모습을 담았다. 물론 이 영화에 나오는 록스타들도 그리고 그루피로 열연한 여주인공도 가상의 인물로 묘사했지만, 록 그룹 리드 싱어 이름이 '제프 베베'인 것을 보면 뭔가 연관성을 일부러 두려는 시도도 보이는 것 같다.



1953년에 태어난 베베 뷰엘은 어렸을 때부터 뮤지션이 되기를 희망하는 모델로써 성장했다. 그렇게 1971년 18세가 되어서는 고향 버지니아를 떠나 뉴욕으로 가게 되는데 이 때부터 남성 록스타 편력이 시작된다.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는지를 일일히 나열하는 것 조차 힘들 정도인데 그래서 당사자들의 이름만 나열해 보겠다.


카우실즈의 폴 카우실

뮤지션 겸 프로듀서 토드 런그렌

이기 팝

데이비드 보위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

로드 스튜어트

엘비스 코스텔로

펑크 록 뮤지션 스티브 배커스

듀란듀란의 존 테일러

워런 비티

잭 니컬슨

캐나다의 배우이자 뮤지션인 스티브 시버스


그리고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브 타일러


단순히 이러한 록스타들과 만남에만 주력했다면 베베 뷰엘이 이렇게 유명해지진 않았을터, 그녀는 플레이보이에서 활동한 포르노 스타였고 록밴드의 리더가 되어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녀가 유명해진 데에는 에어로 스미스의 보컬 스티브 타일러 사이에서 낳은 딸 리브 타일러 영향이 컸다. 리브 타일러는 하면 헐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모의 여배우이기도 하다. 



리브 타일러가 스티브 타일러를 아빠로 알고 지내기까지 사연이 있다. 토드 런그렌과의 연인 시절 잠깐 만났던 스티브 타일러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하게 되고, 뷰엘은 런그렌의 아이라고 속이고 생활하게 된다. 이 때 태어난 이가 바로 리브 타일러. 하지만 당시 친부였던 스티브 타일러는 마약 중독자로 지냈던 탓에 아빠 노릇을 하지 못했다.


결국 자신이 생부가 아님을 알게 된 러그렌을 1978년 뷰엘과 헤어지게 되었지만,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리브 타일러를 도와주게 된다. 리브 타일러가 9살 때 결국 자신의 친부인 스티브 타일러와 만나게 되고, 지금도 두 아빠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브 타일러와 친부 스티브 타일러>


하지만 베베 뷰엘은 이 두 남자 중 어떤 남자와도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았다. 결국 1992년 40살이 되어서야 캐나다의 배우 스티브 시버스와 첫 번째 결혼을 하게 되고 1999년 이혼한 후 2000년에 짐 월러스타인과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토드 런그렌과 짐 월러스타인이 프로듀싱 해준 덕에 베베 뷰엘은 결국 뮤지션으로의 삶을 살았지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하고, 2001년에 내놓은 자서전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유명해진다. 30년에 걸쳐 10여 명의 록 스타들과 만났던 기록들을 묶은 자서전인 것이다. 


아래는 베베 뷰엘의 첫 앨범 수록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