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뉴스를 기억합니다. 동탄신도시에 어떤 갭투자자가 전세와 매매가의 차익으로만 사들인 48가구가 1년 뒤인 최근 경매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었죠. 비슷한 뉴스들은 요즘 또 접하고 나니 문든 관련 영화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대략적인 내용만 알던 '빅쇼트'라는 영화를 찾아 보게 되었습니다. '빅쇼트'는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미국의 경제가 일순간에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뉴스에 나온 사례는, 동탄신도시에 갭투자를 활용해 집값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돈으로 집을 구입하고서는 집값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전세가격까지 떨어지자 전세금을 반환해 주지 못하고, 또한 금리는 올라서 부담도 커진 상태이다 보니 가진 집들이 대거 경매에 나오게 된 사례입니다. 굉장한 자산가도 아니었던 사람인 듯 한데 이 사람은 60여채의 집을 이런 식으로 투자했고 48채가 이번 경매에 나온 것으로 뉴스는 말합니다. 결국 집값이 오르지 못했던 이유는 동탄2신도시가 생김으로써 수요가 분산된 탓이라는군요.


뉴스는 친절하게도 다음과 같이 갭투자의 노하우까지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갭투자 전문가들은 O씨의 실패 원인을 입주 물량으로 꼽는다. 갭투자의 가장 큰 원칙은 2년 또는 4년 뒤 입주 물량이 없는 곳을 공략하는 것이다. 입주 물량이 부족해야 전셋값이 계속 오르거나 버티는 까닭이다. 그래야 집값도 전셋값 상승에 밀려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다 보니 동탄1신도시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전국 모든 세입자들이 불안에 떨어야만 하죠. 다시 뉴스를 통해 '깡통주택'이라는 말이 유행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집 주인이야 어차피 손해를 볼 수도 있는 '투자'를 한 것이기에 누구를 탓해서는 안되지만, 정말 문제는 현재 경매가 나온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전세 세입자들입니다. 경매에 부쳐질 경우 낙찰가는 전세 보증금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이 될텐데 (물론 그 돈도 다 세입자가 가질 수도 없죠) 결국 탐욕을 부린 갭투자자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 아무 죄없는 세입자한테까지도 영향이 간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2008년 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국내에서도 집값이 일시적으로 떨어졌고 그로 인해, 집을 팔아도 대출을 못갚는 깡통 주택이 늘어나고, 그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불안함에 잠못 이루는 사태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결국은 정부는 집값을 다시 올리는데 정책적으로 동조하게 되죠. 


저도 집이 있습니다. 비싼 집도, 아파트도 아닙니다만 넉넉하지 못하면서도 대출을 많이 써서 집을 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세입자 생활은 너무 불안하다.
    전세계약을 하면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잘 확인하여 담보 대출이 많이 있는지 검토한다 하여도, 한참 살다가 집주인이 이후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건 세입자가 실시간으로 알수 없다는 것이 참 불안하였습니다.

  2. 집값은 안떨어진다.
    떨어지면 중산층이 무너진다는 명목하에 정부가 다시 끌어올린다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은 불가피하다. 지금 당장 통증을 감내하고서라도 수술을 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정부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내가 집을 살 수 있는 적정 가격으로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탐욕을 부릴 수록 정말 집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은 결국 집을 못갖게 된다는 것은 압니다. 결국 이 것은 연쇄작용을 일으켜 비혼과 출산룰 저하를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집에 대한 지출이 너무 크다보니 다른 것에 관심을 줄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남한테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그렇게 탐욕을 부려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PS.
'빅쇼트'는 재미있습니다. 곧 문제가 크게 일어나리라는 여러 징후가 나오지만 다들 믿지 않죠. 그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스토리입니다. 실화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