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 대한 로망은 늘 있다. 하지만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익히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노력과 시간이 아까워 사실상 손을 못대고 있다. 이미 벌려놓고 수습하지 못할 정도의 여러가지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순간 아들이 낚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두 부자가 선뜻 낚시대 하나 사서 어디론가 떠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있다. 일단 아이들의 변덕이 심한 탓에 실제 낚시대를 드리우고도 흥미를 못 느껴 지루해 할수도 있었고, 나 또한 아무것도 몰라 버벅댈 확률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탓에 실내낚시터를 떠올렸다. 집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도 있고, 장비구입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좋다고 느꼈다. 다만 실내낚시터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의 실내낚시터 이미지는 아저씨들이 줄담배를 피워가며 어두컴컴한 곳에서 앉아있는 이미지였다. 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이 낚시를 하던 씬이 아마도 내 머리속에 깊게 박혀 있는듯 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실내낚시터를 알아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실내낚시터는 가족단위나 연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주 건전한 장소임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그럼 이제 가봐도 되겠군!'

 

그럼 어디로 갈 것인가? 집 근처를 스캔해본 결과 한 곳이 맘에 들었다. 부천 상동에 있는 '주주 실내낚시터'였다. 마침 하루가 일없이 비워진 날이 있어 늦은 오후에 방문했다. 하지만 시국이 문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자영업자들이 휘청댈 시기였고 이로 인한 단축영업도 비일비재했다. 실내낚시터의 문이 닫혀있어 전화해본 결과 사장님이 자영업자 지원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탓에 오픈 시간이 뒤로 밀린다는 것이었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첫 번째 도전은 뒤로 미뤄졌다.

 

그래서 다음날 아예 사장님과 전화 통화 후 영업시간을 확인하고는 방문했다.

 

 

입구를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창을 통해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다.

 

들어가니 주변 에 상당한 양의 박스들과 상품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는데 아마도 모은 포인트로 구매 가능한 상품들인 것으로 보였다. 이용 요금은 1시간 당 남성은 10,000, 여성은 9,000, 커플은 18,000, 중고생 8,000, 유아 7,000원 이었다.

 

처음 방문하니 절차가 조금 필요했다. 회원가입식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록이 필요했고 이를 통해 잡은 물고기에 따른 포인트가 자동으로 해당 ID로 적립되는 구조였다. 그리고 낚시를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이 절차에서 사장님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사장님은 내 또래정도 될 법한 젊은 사장님이었는데 아주 상세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들었다. 

 



일단 설명을 듣기 전에 사용할 낚시대를 하나 들고와서 사용법을 듣는다. 낚시대라고 해봐야 그냥 줄과 손잡이만 있는 단순한 구조의 낚시대지만 이 것을 가지고 낚시를 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설명을 잘 들어야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기에 꽤 필수로 들어야 할 설명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지만 내가 바꿔갈 수 있을만큼의 포인트를 잘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데 안 지킨다고 경찰 출동 안한다니 걱정하지 말자

 

분위기는 인터넷으로 찾아본 다른 실내낚시터처럼 밝지는 않았다. 

 

실내 낚시터는 가운데에 물을 담아두고 그 물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낚시를 하는 구조다. '저 많은 물 때문에 무게도 상당히 나갈테고 누수에 대한 문제도 자유로울 수 없을텐데..' 라는 괜한 걱정이 들었다. 물론 내 장사 내 건물도 아닌 괜한 걱정임에는 틀림없다.

 

어쨌든 사장님의 가르침대로 물고기를 잡고, 미리 받은 손목에 차는 탈의실키 같은 것을 자동 무게 측정기에 대면 물고기의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그대로 내 계정 포인트에 자동 적립된다.

 

 

처음에는 조금 어둡다 생각했는데 중간중간에 이렇게 예쁜 LED조명을 한 번씩 켜진다. 사장님이 어떤 경우에 이런 LED를 켜는지는 알 수 없었다.

 

워낙에 물고기들이 물에 많은 터라 그냥 낚시대를 드리우면 입질이 온다. 다만 얼마나 미세한 촉으로써 놓치지 않고 잘 낚아채는지는 개인의 역량일 뿐. 나의 경우 2시간여 동안 12마리 정도는 잡은 듯 싶다. 많이 잡은 것은 아니었지만 손맛을 느꼈다는 점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다만 같이 간 아들이 많이 잡히지 않아 실망이 컸다. 하루종일 칭얼대며 자책을 하는 통에 '다음에도 아들과 같이 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중간중간 원두커피를 마셔도 되고 냉장고에 준비된 음료수를 마셔도 된다. 또한 컵라면을 먹어도 되는데 이 것들은 다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주주실내낚시터에서의 경험은 꽤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또 가게 될 것 같다. 낚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에게 손맛을 경험해줘서 고맙다고나 할까? 그리고 영수증에 잡은 물고기들의 무게까지 일일히 기록되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블로그로 작성시 별도의 선물을 주겠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사실 사장님께 말 안하고 올리는 게시물이다. 블로그에 이 게시물을 올린다고 해서 선물을 받고 싶지도 않았고, 이 블로그도 이런 리뷰를 전문으로 올리는 블로그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스토리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