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 구매한 CPU AMD 라이젠5 2600X

윈도우즈를 설치하고 이것저것 세팅해서 쓸 때까지만 해도 이번에는 불량제품을 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물론 CPU만 구매한 것이 아니라 결국 PC 한 대를 새로 맞추었기 때문에 걱정이 있었다. 몇 개의 부품을 구매해서 조립한 것이기에 그만큼 그 중 불량제품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경험도 있었다.


15년도 더 된 얘기인 것 같다. 당시 지금처럼 PC 한 대를 맞추고 아무 이상없이 사용하던 중 'GTA:바이스시티' 라는 게임을 돌렸고 거기에서 큰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이상없이 실행이 되다가 어느정도 VGA카드가 열을 좀 받으면 화면에 무작위로 빨간 도트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많아서 게임 화면이 아예 보이질 않았다. 결국 혼자 한참을 테스트 하고 동네 PC수리점까지 찾아본 결과 NVIDIA VGA카드가 이상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불량 제품을 받은 덕에 내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나는 여기에 더해 결국 용산에 서비스센터를 찾아가는 시간적 부담을 택했다. 찾아간 서비스센터에서 확인 후 새제품을 바로 바꿔주었더라면 덜 억울했을 것을.. 서비스센터 직원이 문제가 없단다.


서비스센터 직원이 나를 불러서 보여준다. 3D 화면 출력 프로그램으로 근 20분째 테스트 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빨간 점은 보이지 않았다. 거기서 수긍하고 그냥 돌아왔더라면 집에 와서 얼마나 후회했을까? 나는 당시 절대 그렇지 않다며 결국 새제품을 받아왔고 집에 PC에 장착 후 더 이상 빨간 점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생긴 서비스센터 직원들에 대한 불신으로 PC부품이 문제가 생기면 내가 직접 AS센터를 간다. 사실 직원들의 실력 문제가 아니라 그들만의 테스트 방식이 문제겠지만 무엇이 되었든 나의 불신은 여전하다.


또 용산에 AS센터를 가야할 일이 생겼다. 역시나 걱정부터 앞선다.

'또 문제가 없다고 하면 어떡하지?'

결국 불량의 원인은 CPU였지만, 사실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VGA카드를 의심했다. 게임을 실행하면 15분 이내에 컴퓨터 화면이 멈추고 결국 본체에 리셋버튼을 눌러야했다. 몇 번의 화면 멈춤을 겪은 나는 VGA카드의 이상을 의심하고 게임 화면상 CPU와 GPU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MSI AfterBurner' 를 설치하고 확인했다. 생각보다 GPU의 부담은 크지 않은 듯 했고 화면이 멈춰버릴 만한 발열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게임이 아니라 VGA카드를 테스트 하는 프로그램을 돌려보았다. 'FurMark' 를 통해 3D화면을 계속 출력해 주고 상태를 지켜보았다. 역시나 문제가 될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았다. VGA카드의 문제는 아니란 얘기다. 그럼 무엇일까? 한 가지 게임이 아니라 모든 게임에서 다 멈춤현상이 발생하기에 해당 게임들의 자체 문제일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VGA카드에서도 이상이 없다. CPU가 의심되긴 하지만 CPU는 왠만하면 불량이 안나는 것으로 나에게 인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여태껏 썼던 인텔 CPU의 얘기고, AMD의 CPU를 사용하기 시작한 나는 CPU를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된 'Prime95'.

GPU의 사용이 없이 CPU에만 스트레스를 주면서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여기에서 나는 CPU가 문제라는 확신을 얻었다. Prime95로 테스트를 시작시 30초 내로 PC가 멈춰버리는 현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우연일까? 몇 번을 테스트 해봤지만 결국 CPU가 발열이 시작되면 멈추는 현상이 계속되었다.


그럼 도대체 CPU 온도가 몇 도가 나오길래 PC가 다운되는 것일까?

Prime95는 물론 게임을 다시 실행하면서 다운되어 화면이 멈출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물론 게임 중일 때는 MSI AfterBurner가 켜져 있었기 때문에 CPU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발열 온도가 문제였다. 만약 CPU의 온도가 90도가 넘어갔을 즈음에 다운이 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온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찍힌 CPU의 온도는 70도 내외다. 사진 안 찍은 경우도 있었는데 운 좋게도 78도까지 버텨주었던 적도 있긴 하다. 다른 CPU를 쓰면서는 곧잘 95도 까지 찍은 경우도 있었다. 물론 바로 서멀그리스를 다시 발라 그마저도 문제를 해결했지만 말이다.


과연 CPU가 70도가 되었다고 해서 다운이 된다는게 정상 제품인 것인가? 이 것은 분명한 문제다. 나는 뽑기를 잘못한 탓에 불량 제품을 받은 것이다. 이런 확률적인 게임에 잘못 걸리면 늘 불편하다.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나는 이 문제로 며칠을 불편해 했고 CPU가 문제인 것을 아는데 몇 시간을 들여 테스트를 했다. 이런데도 AS센터에 갔을 때 문제가 재현되지 않는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CPU 교환을 얻어낼 수 있을까? 제대로 CPU 교환을 얻어낸다 하더라도 나는 시간적 손해가 막심한데 CPU 교환도 안된다면..


내일 아침부터 용산에 방문할 예정이다. 꼭 센터에서도 같은 문제가 재현되기를 바래본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인데 PC를 새로 맞추게 되면 꼭 게임을 돌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태껏 PC부품들의 이상을 발견했던 것도 게임을 통해서였다. 평소에 게임을 잘 하지는 않는데 만약 게임들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계속 쓸 뻔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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