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포스팅을 등한시 할 만큼 나에게는 큰 과제가 있었다. 사실 큰 과제와 더불어 그 '큰 과제'를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큰 고민도 있었다. 바로 PC교체.


통상 PC를 5년 정도의 주기로 가지고 교체했던 것 같다. 물론 한번 교체할 때는 HDD를 제외한 모든 부품의 전면교체다. 그래서 부분 업그레이드가 아닌 전면 교체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인텔'에게는 항상 앙심이 있다 (소켓 좀 그만 바꾸지?)


하지만 이번 PC의 교체 주기는 7년이 된다. 지금까지의 경우라면 5년 정도 PC를 쓰면 현저히 느려진 속도에 경악을 하며 새로운 부품을 알아봤지만, 현재로써는 그 정도의 속도 저하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이 뭘까? 아마도 SSD가 큰 역할을 한 것일 것이다.


사실 PC를 이루는 모든 부품들이 반도체를 활용한 덕에 속도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고,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지만, 자기 디스크를 직접 모터로 돌리는 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HDD가 PC속도의 발목을 잡아버린 격이다. 아무리 성능개선으로 PC속도가 빨라진다 한들,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어야 할 HDD에서 속도가 안 받쳐준 관계로 전체적인 성능 저하를 가져온 것이다.


조금 더 자세한 정보는 관련 기사를 보도록 하자.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6/05/385186/


사실 지금까지도 기존 PC를 사용하면서 꼭 바꿔야 하는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고사양이 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전까지는 꼭 고사양의 작업을 하면서 필요성을 느낀 것이 아닌 일반적인 인터넷 웹서핑이나 '내 컴퓨터'를 열면서도 느껴지는 느려터진 속도에 불만을 느꼈었기 때문이다.


2012년에 맞춘 나의 기존 PC의 사양은 이렇다.

CPU : Intel Core i5-3550

RAM : DDR3 10700 16GB

VGA : NVIDIA Geforce GTX 550 Ti

SSD : ADATA Premier Pro SP900 256GB


하지만 위에 언급했다시피 고사양의 작업을 하는데 있어 딜레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고사양 작업이라 하면 게임이나 영상작업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고사양 작업은 음악 작업이다. 오케스트라 기반의 가상 악기들이 용량이 상당한 관계로 로딩해서 쓰는데 있어 상당한 사양이 요구된다. 때문에 몇 개의 트랙만 얹어도 버벅대기 일쑤다. 그런 탓에 이제 새로운 PC를 들이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 같은 결정을 하는데 몇 달을 고민하기도 했다만 7년간 썼다면 이제 쓸만큼 쓰지 않았을까?


바꿀 새로운 사양은 이렇다.

CPU : 라이젠5 2600x

MB : MSI B450M 박격포

RAM : 삼성전자 DDR4 16G PC4-21300 (정품) * 2 총 36GB

VGA : ASRock Phantom Gaming X 라데온 RX 570 OC D5 8GB 에즈윈

SSD : 삼성전자 PM981 M.2 2280 병행수입 (256GB)

케이스 : ABKO NCORE 아수라 풀 아크릴 블랙 

PSU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600W +12V Single Rail 85+


인텔의 오만한 가격으로 인해 내 평생 써오던 인텔과는 작별을 고했다. 또한 Voodoo3 이후로 지포스만 써오던 습관도 라데온으로 갈아타면서 버렸다. AMD 흥해라~


램은 여태껏 해왔던 습관대로 넉넉하게 넣었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난 사실 램 변태다. 음악작업에는 램이 많이 소요된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는 어김없이 램을 많이 때려박는 습관이 생겼다. 가격대비 효율을 고려해 CPU와 VGA를 AMD 제품으로 갔거늘 램에서 결국 가격이 올라가 버렸다. 그나마도 램 가격이 싸진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SSD는 기존에 쓰던 2.5형 보다도 몇 배나 빠르다는 M.2 NVMe !


자 이렇게 가격을 뽑아보니 83만원.


주문을 하고 보니 걱정도 앞선다. 항상 큰 돈을 쓸 때 오는 공포감이다.

드디어 물건이 왔다.





그래픽카드에 써 있는 'SSD동봉'은 뭐니..너무 작아서 저 박스틈에 들어가다니.


AMD CPU의 조립은 처음이라 사실 겁이 났다. 저러다가 핀 하나라도 부러지면 꽤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AMD CPU를 처음 조립한다면, 먼저 조립해 본 사람으로서 팁을 드리는데,  이 것만 알면 될 것 같다.


MSI B450M 박격포 메인보드에서는 그냥 CPU 쿨러가 얹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모든 AM4 규격의 메인보드에서 같은 문제를 보일 것 같은데, 아래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빨간 브라켓 두 개를 제거해야 쿨러가 그 자리에 안착된다. 그리고는 저 자리에 딱 소리가 나면서 더 이상 안돌아갈 때까지 쿨러의 나사를 돌려주면 된다.



사실 케이스는 잘못 골랐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런 것이니 다른 분들은 걱정할 필요 없다.


1. 크기가 너무 크다. 

나의 경우 책상에 PC가 들어가도록 나 있는 구멍에 PC를 넣어야 하는데 안 들어간다.


2. HDD 베이가 두 개 뿐이다. 

나는 HDD를 조금 많이 쓴다. 토렌트를 쓰는 등의 험하게 쓰는 HDD가 따로 있고, 고이 모셔야 하는 자료의 구분에 따라 몇 개의 HDD를 달리 두는 편이다. 결국 자리가 없어서 남는 자리에 엉성하게 HDD를 세워놓았다.


케이스가 예쁘고 좋긴 한데, 결국엔 작은 케이스로 또 주문했다. 이렇게 3만원대의 금액이 증발해 버렸다.


결국 이렇게 조립을 마쳤다. 물론 저 상태에서 케이스는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하기에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다 조립하고 윈도우즈10을 설치하고 나서 느낀 점은 이거다. 역시 우려했던대로 기존 PC와 속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여태껏 PC를 새로 바꾸고 나면 윈도우즈를 설치할 때부터 설치에 소요되는 시간부터가 틀렸다. 그리고 각종 드라이버와 컴퓨터 활용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도 역시였다. 이 또한 SSD의 힘이리라.


새로운 PC의 힘을 느껴보기 위해서 고사양 작업을 해봐야 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서 당장은 힘들겠다.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윈도우즈를 설치하고 나서 쓸만하도록 기본 세팅하는데만 1박 2일이 걸린다. 각종 플러그인 설치 때문에 그런데 대부분 음악 프로그램 때문이다.그럼 고사양 게임을 해볼까? 게임을 잘 안하던 내가 PC테스트를 위해 갑자기 고사양 게임을 해본다는 것도 무언가 이상하다.


결국 조금 더 써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돈을 들였으니 달라진 점이 있을 것이다.

쓰던 PC는 중고나라에 매물로 내놓았다. 이 정도 PC만 해도 평소 쓰는데는 문제가 없어서 그런지 내 손을 떠나보내기 섭섭하지만 별수 있나.. 중고로 팔아서 PC값 보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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