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 온 집의 옵션 탓에 어쩌다 보니 하이라이트 전기렌지를 사용하게 되었었다. 기존에 쓰던 가스렌지보다 주방 공기가 쾌적해진 탓에 분명히 좋은 점도 있었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데다가 가열시간도 굉장히 늦은 탓에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가끔씩 인덕션을 사기 위해 기웃기웃거렸으나 결국 최종 결정은 미뤄두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잘 쓰던 하이라이트 전기렌지가 고장나버렸다. 제일 큰 화구가 안 켜지기 시작했는데 이 참에 인덕션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집에 있는 냄비, 프라이팬 등이 인덕션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확신이 없어 인덕션 두 개에 하이라이트 한 개인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결정했다. 다른 건 몰라도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계란후라이 전용 프라이팬은 인덕션 전용이 아님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여태껏 가스렌지와 하이라이트 전기렌지만 써봤지 인덕션은 처음이라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들을 둘러보아도 선택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결국 조금 비싸도 이것저것 설명을 들어보고 구입하기 위해 홈플러스로 향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홈플러스에는 워낙 여러 제품들을 전시해 놓아야 하기에 하나의 분류에 대해서는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대략 쿠쿠, SK 매직 등등해서 5가지 제품들 중에 선택해야 했다. 선택의 기준은 대략 두 가지 정도였다. 

 

1. 하이브리드 전기렌지일 것

2. 프리존 (프리존이 꼭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어 판매자분께 의견을 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에 있는 판매직원분도 모든 전자제품의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크게 도움받지는 못했다. 대략 60만 원으로 인터넷 최저가보다 10여만 원 비싸게 구입했지만 냄비 몇 가지를 사은품으로 받은데 도움을 받은 정도. 상판에 대해서도 독일 제품, 프랑스 제품의 두 가지로만 분류하고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기에 그냥 상판이 어떤 것인지는 들으나마나 한 정보였던 것 같다. 프리존으로 구성된 제품에 대한 정보도 적절한 답변을 받지 못한 채 결국 의문을 풀지 못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프리존은 효율 손실이 있다고 한다. 상판 모든 부분에 프리존이 적용된 제품은 국내에 많이 출시되지 않고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네모칸으로 구성된 부분에만 프리존이 적용된 제품이 대다수다. 이 프리존이라는 게 냄비가 닿은 부분에만 작동이 된다면 정말 좋겠으나 그 사각형 틀 안에서도 2~4 부분으로 각각 동일한 면적으로 나뉘어 작동되는 탓에 냄비가 닿지 않아도 주변부에 코일이 작동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노써치 (https://nosearch.com/contents/guide/kitchen/electric_cooktop)

 

 

만약 냄비가 크지는 않지만 2개의 영역 중간에 위치된다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리존이 가격도 비싸니 일단 프리존은 패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쿠쿠 제품과의 경합 중에 최종 선택은 SK매직 ERA-BTH32

탁월한 가성비에 이 제품만이 보온기능이 있다는 게 선택의 이유였다.

 

하지만 설치가 이렇게 되었다.

 

아 안돼!

빌트인도 프리스탠딩도 아닌 애매한 설치방식이었다. 기사분 얘기를 들어보니 싱크대 안쪽으로 방해물이 있어 완벽한 빌트인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원하면 나중에 직접 톱으로 문제 되는 부분을 잘라내라는데.. 됐다. 안 하련다. 직접 아래에서 확인해보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싱크대 여닫이문에 계속 충격을 받는 부분. 이곳의 두께를 잘라냈다가는 무슨 부작용이 있을지 몰라 그냥 이렇게 쓰기로 했다. 

 

 

 

 

전원을 넣어본다. 아무 키도 안 먹는다. 잠금 버튼을 2초가량 눌러야 인덕션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게 락을 걸어놓은 탓이다. 집에 고양이도, 어린아이도 없는 탓에 이 기능을 해제하고 싶어서 설명서를 뒤적거렸으나, 해제 기능은 없다. 덕분에 안전하게 쓰게 생겼다.

 

 

라면을 끓여보았다. 확실히 하이라이트보다 물이 끓는 속도가 빠르다. 체감상으로는 조리시간이 1/3 정도로 줄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미지 출처 : 노써치 (https://nosearch.com/contents/guide/kitchen/electric_cooktop)

내 체감상으로 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에서도 조리 속도에 대한 자료는 이렇다. 인덕션 > 가스렌지 > 하이라이트인 것이다.

 

그런데 이 BTH32. 꽤나 시끄럽다. 인덕션을 켜도 달그락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꽤 시끄럽고, 웬 인덕션이 이리도 말이 많은지 안내멘트가 쉬질 않는다. 또 찾아보니 인덕션은 원래 소음이 있다고 한다. 안내멘트야 어쩔 수 없다.

 

1) 용기의 열팽창 : 용기를 두드리는 → [틱틱]
2) 용기의 공진 : 재질, 두께, 형상에 따른 공진음 → [웅, 징, 찌]
3) 간섭 소음 : 2개 화구 이상 사용 시 고주파음 → [찌직]
4) 팬 모터음 : 내부 열을 식히기 위한 팬 → [부웅]

 

이런 것들이 원래 인덕션에서 나는 소리다. BTH32에서도 난다. 그래서 소음이 이 제품의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내멘트는 빼고.

 

 

그리고 이 ERA-BTH32의 상판은 지문이 잘 묻어나지 않는 고급스러운 상판이다.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음식물이 묻는다면야 더러워지는 건 어느 상판이던 똑같겠지만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인덕션의 특성상 지문이 잘 묻어나지 않는 재질이라는 것은 조금 더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었다.

 

만약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인덕션이나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집에 있는 냄비들을 확인하여 인덕션에도 사용 가능한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하이브리드가 인덕션 전용보다 조금 더 비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것은 집에 있는 냄비들이 인덕션에 맞지 않는 것이 대다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냄비들을 다 꺼내놓고 보니 대부분 인덕션에도 사용이 가능한 냄비였던 것이다. 어쩌면 1구의 하이라이트는 쓸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계란후라이 전용이다.

 

아래는 인덕션 전용 마크다. 따라서 냄비 밑부분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표시되어 있다면 인덕션에도 쓸 수 있음을 명심하자.

결론 : BTH32 하이브리드 인덕션은 잘 샀다. 하지만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인덕션만 3구가 있는 것을 사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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