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에 TV에서 방영한 롯데월드 CF이다. 왠지 저 CF 낯설지가 않다. 아무리 봐도 저때 저 CF를 TV에서 줄기차게 본 것만 같다. 어쨌거나 1989년에 개장한 롯데월드는 올해 30년차가 된다. 그 사이에 나는 롯데월드를 두 번 다녀왔다. 한번은 1990년 같고(1991년일 수도 있다) 또 한번은 2019년 5월 5일이다.


자 당신은 롯데월드가 실내+실외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는가?

난 오늘에서야 알았다. 1990년에 갔을 때는 실외에서만 구경하다 왔다. 실외가 다인 줄 알았으니까.. 그리고 이번 어린이날, 이번엔 실내만 있다가 왔다. 이번엔 실내만 있는 줄 알았다. 처음 가고 두번째 간 세월의 격차가 29년이니 도통 기억이 날래야 날 수가 없다. 어쩐지 초등학교 때 봤던 이국적인 건물들이 안 보이더라니.. 다 어디갔나 했네.


처음 롯데월드에 갔던 국민학생 시절. 어머니에게 용돈으로 1,000원을 가지고 갔으나 (당시 어머니는 내가 소풍갈 때면 용돈으로 천원을 주셨다) 롯데월드내 가판점에서 음료수 한컵 먹으려고 갔더니 음료수값이 1,100원이었던 것을 보고 좌절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놀이공원 내에서는 뭐든지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 어머니의 용돈 수준이 적절치 않았다는 것도 알았다. 지금도 '롯데월드'하면 제일 생각나는 것은 그 음료수값 1,100원이다.


올해도 역시 어린이날은 돌아오고 '어디를 가야할지'에 대한 결정장애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 그런데 이 포스팅은 롯데월드다. 그렇다면 이건?? 산정호수에 안 갔다는 말인거다. 산정호수에도 놀이기구가 몇 개 있긴 하지만 결국은 어른들을 위한 장소의 이미지가 더 크다 보니, 조금 더 익스트림한 놀이기구가 있는 전문 놀이 공원을 가기로 했다. 


에버랜드=우리집에서 멀다.

서울랜드=뭔가 올드한 이미지다.

롯데월드=서울이라 차 막힌다.


에버랜드는 가기에도 멀고 가서도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이동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릴 뿐더러 내려서도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해야해서 이동시간에만 엄청난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다시 복귀할 때는 역순). 그 노동에 후들거리는 다리는 덤.


그래서 차 막히는 롯데월드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교통이 원활하다. 이번에는 연휴가 이어진 나머지 연휴를 즐기는 인파가 분산된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간 롯데월드 매표소. 원래 이렇게 단촐했던가? 

어린이날이라 어린이는 반값 할인, 그리고 우리 부모들은 카드제휴 할인으로 반값할인. 결국 8만원대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이 금액에는 민속박물관 관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몸풀기용으로 무섭지 않은 놀이기구를 원했다. 딱 저거다. 이름도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열기구! 무섭지는 않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줄서는 것이 무서웠다. 결국 한 시간 넘게 줄을 서고나서 탈 수 있었다.



그래도 올라가서 보는 전경은 참 예쁘다. 그런데 줄을 서다 보니 '매직패스'라고 줄도 안 서고 그냥 들이미는 사람들이 보인다. 도대체 매직패스가 뭐길래..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봤더니 3만원 더 내면 줄 안서고 탈 수 있게 매직 패스라는 것이 있단다. 누가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블로그에 올린 것이냐? 진짜 그런 줄 알았다. 물론 3만원 내고 5가지를 바로 입장할 수 있긴 한데, 모두에게 3가지 놀이기구의 매직패스 기회를 부여한다. 물론 예약이 쉽지 않지만 말이다. 매시 정각부터 15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으니 이 때 잘 하면 해당 놀이기구의 매직패스 기회를 얻을 수 있으므로 15분 마다 노려보자.


그 다음으로 탄 것은 후렌치 레볼루션!

청룡열차 같은거다. 제길 청룡열차라니, 누가 요즘 이런 말 쓴다고. 

어쨌든 T익스프레스의 축소판 정도?



8살 짜리 아들이 무서워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재미있단다. 나 또한 재미있었던 것은 맞는데 이내 멀미가 온다. 한번 멀미가 나면 몇 시간을 고생하거늘, 멀미약이라도 먹고 올껄 그랬다. 이후 나는 멀미에 취해 아무것도 못타고 롯데월드에 흥미를 잃게 된다.


결국 아이엄마와 아이는 회전바구니 한번 타고, 이후 선택한 것은 민속 박물관.



'미안하다 아들아! 이 못난 아비가 키미테가 없어서 그래'


멀미를 피해서 들어간 곳이었지만 예상 외에 퀄리티에 놀랐다. 특히 조선시대관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왕궁을 재현해 놓았다.



'저 것을 어떻게 다 일일히 만들었을까?'

선사시대,삼국시대,조선시대 순으로 역사관이 마련되어 있는데 단연 으뜸은 조선시대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롯데월드 투어는 마쳤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키미테 하나만 있었서도..

내가 놀이기구에 멀미를 잘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워낙에 놀이공원을 몇 년 단위로 다니다보니 갈 때마다 생각을 못한다. 그래서 결국 놀이기구를 두 개 밖에 못타고 왔다. 


다음엔 꼭 멀미약 챙겨서 가리라~! 여러분들도 멀미 있으신 분은 꼭 멀미약 챙기길 바란다.